강원 정선 항골숨바우길, 한여름에도 시원한 진짜 이유

오늘은 제가 정선군에서 10여년을 살면서 이 지역에 있는 숨은 여행지를 찾아 다니면서 알았던 멋진 장소 가운데 한 곳을 소개 하려고 합니다. 

요즘 같이 늦 더위가 쉽게 물러가지 않는 계절에는 햇볕을 피해 걸을 수 있는 숲길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강원 정선 항골숨바우길은 계곡과 짙은 숲을 함께 즐기고, 걷기를 마친 뒤 정선 향토 음식까지 맛보기 좋은 여행 코스라고 생각됩니다.

강원 정선 항골숨바우길, 콧등치기국수로 마무리

정선 항골숨바우길 걷기 난이도와 코스

항골숨바우길은 정선군 북평면 항골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입니다. 이 곳은 예전에 낚시를 다니다가 우연하게 알게된 곳입니다. 요즘은 많은 곳이 낚시 금지구역이 되었지만, 십여년 전만 해도 주변에 낚시할 곳이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우선 항골계곡 주차장을 출발점으로 잡으면 동선을 계획하기 편하며, 이끼 낀 바위와 돌탑, 맑은 계곡을 차례로 만나게 됩니다. 전체 구간을 걸으면 약 7km가 넘지만 체력에 따라 중간에서 돌아오는 일정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걷기 난이도는 개인적으로 쉬움과 보통 사이로 느끼기 좋은 코스입니다. 계속 가파르게 오르는 등산로와는 다르지만 돌길과 나무뿌리, 젖은 바위처럼 발을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평소 산책을 즐기는 분이라면 부담이 크지 않지만, 평소 산행이나 운동을 하지 않는 분들은 조금 힘이 들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편한 운동화보다는 접지력이 좋은 트레킹화를 추천합니다.

길을 따라 제1용소와 왕바위소, 폭포 등 계곡 풍경이 이어져 걷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은 것도 장점입니다. 특히 물소리를 들으며 숲 그늘을 걷는 구간이 인상적입니다. 비가 내린 직후에는 이끼와 바위가 상당히 미끄러울 수 있으니 속도를 내기보다 천천히 걷는 편이 좋습니다.

정선 항골숨바우길 추천 계절은 여름과 초가을

항골숨바우길을 한 계절만 골라 방문한다면 저는 여름을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무더운 여름철에는 사실 소문난 여행지 대부분은 복잡하고 더위 때문에 힘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곳은 숲이 울창해 햇빛을 피하기 좋고 계곡을 따라 시원한 공기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더운 날에도 물가에 가까워질수록 체감 온도가 내려가는 느낌이라 일반적인 야외 산책보다 한결 편안해서 여름철이 제격입니다.

9월부터 이어지는 초가을도 좋습니다. 한여름보다 벌레 부담이 줄고 아침저녁 공기가 선선해져 긴 구간을 걷기에 수월합니다.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에는 짙은 초록과 가을빛이 함께 보여 계곡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여름에는 벌레기피제와 생수, 가을에는 얇은 겉옷을 챙기면 유용합니다.

개인적으로 항골숨바우길의 매력은 유명한 전망대 하나를 보고 돌아오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돌탑과 이끼 바위, 계곡의 작은 소와 숲길이 계속 분위기를 바꿔 줍니다. 반나절 정도 여유를 두고 서두르지 않아야 이 길 특유의 조용한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항골숨바우길 주변 숨은 명소와 콧등치기국수

걷기를 마쳤다면 가까운 여량면 방향의 아우라지를 함께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두 물길이 만나는 풍경과 정선아리랑의 이야기가 남아 있어 산길을 걸은 뒤 가볍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옛 기차역의 분위기를 간직한 나전역 주변도 정선 여행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은 장소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많은 볼거리나 놀랄만한 경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곳이 별로라고 생각 되면, 동면에 있는 화암동굴도 가 보면 참 좋을 듯 합니다. 이 곳은 다음에 따로 소개 할 예정 이어서 오늘 글에서는 자세하게 소개는 드리지 않겠습니다.

정선읍내까지 이동할 시간이 있다면 정선아리랑시장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장날에는 산나물과 지역 농산물, 메밀 음식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정선 장날이 꽤 유명해지긴 했습니다. 제가 갔을 때도 시장안에 유명세를 탄 식당들 앞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름난 관광 명소를 여행하는 것 보다, 지역 전통 시장이나 작은 역처럼 그 지역의 생활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런 장소를 다녀 보면 여행의 기억이 훨씬 더 선명해집니다.

여행의 마지막 메뉴로는 정선 향토 음식인 콧등치기국수가 잘 어울립니다. 이름부터도 아주 독특해서 많은 사람들이 중금해 하면서 찾는 음식 하나입니다. 

이 음식 이름의 유래는 메밀로 만든 굵고 탄력 있는 면을 후루룩 먹을 때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담백하고 투박한 면의 식감이 특징이라 산길을 걸은 뒤에는 부담스럽지 않게 한 끼를 채우기 좋습니다.

콧등치기국수 외에도 곤드레밥, 메밀전병, 메밀부침, 올챙이국수 등 정선다운 음식이 다양합니다. 저는 처음 방문한다면 콧등치기국수에 메밀전이나 메밀부침, 전병 등을 곁들이는 구성을 추천합니다. 

걷기와 향토 음식을 한 일정에 묶으면 정선이라는 지역의 자연과 맛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정선 항골숨바우길 여행 정리

정선 항골숨바우길은 험한 등산보다 계곡과 숲을 천천히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잘 맞습니다. 여름과 초가을에 특히 걷기 좋고, 아우라지와 나전역, 정선아리랑시장을 연결하면 하루 여행도 알차게 구성할 수 있습니다. 

늦여름의 남은 더위를 피해 시원한 정선 숲길을 걸은 뒤 콧등치기국수 한 그릇으로 여행을 마무리해 보시기 바랍니다.